디지털 노마드

국내외 디지털 노마드 도시 리뷰 & 비용 비교 제주도 살기

bbodeng2 2025. 6. 26. 23:05

최근 몇 년간 ‘제주도 한 달 살기’는 많은 디지털 노마드와 프리랜서들이 선택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습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제주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삶의 실험실’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주에서 30일 동안 살아본 사람의 경험담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로 제주도에서 30일 동안 체류하면서 지출한 총비용, 숙소와 교통, 인터넷 환경, 일상 루틴까지 구체적으로 공유하며, 한 달 살기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국내외 디지털 노마드 도시 리뷰

제주 한 달 살기를 결심한 이유와 준비 과정

서울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던 중, 반복되는 일상과 과도한 소음, 불규칙한 생활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일은 원격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한 달 살기’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장소가 바로 제주도였습니다. 같은 대한민국 안이지만, 서울과는 완전히 다른 자연 환경과 여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금방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준비는 약 3주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숙소를 가장 먼저 예약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조용한 동네의 원룸 형태 숙소를 찾았고, 주방과 세탁기, 와이파이가 있는 곳으로 골랐습니다. 교통 수단으로는 렌터카를 장기 대여하기로 결정했고, 짐은 최소한으로 줄여 노트북, 옷, 촬영 장비, 간단한 조리도구 정도만 챙겼습니다. 제주도는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애월이나 서귀포처럼 너무 상업화된 지역보다는 조금 외곽에 있는 중산간 마을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주 한 달 실제 생활비 총정리 – 숙소부터 렌터카까지

많은 분들이 제주 한 달 살기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일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30일 동안 총 약 169만 원을 지출했으며, 아래는 항목별 상세 내용입니다.

항목지출 금액비고
숙소 750,000원 에어비앤비 원룸, 주방/세탁기 포함
렌터카 420,000원 경차, 보험 포함, 30일 장기 렌트
유류비 55,000원 1회 주유 기준 약 30,000원
식비 390,000원 외식 위주 (간단한 요리 병행)
카페 및 공유공간 40,000원 주 3~4회 카페 이용
기타 (세탁세제, 생필품 등) 30,000원 마트/편의점 구매
관광 및 입장료 10,000원 입장료가 거의 없는 곳 위주 방문
 

숙소는 비수기 시즌이라 다소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름 성수기였다면 같은 조건에서 100만 원 이상 나왔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렌터카는 현지 업체에 직접 전화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으며, 30일 이상 대여 시 할인을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식비는 주로 외식으로 해결했지만, 근처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어 간단한 반찬이나 라면, 즉석밥 등을 사서 집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혼밥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요리할 수 있는 숙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페는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 노트북 작업을 하러 나갔으며, 와이파이 속도는 대부분의 카페에서 100Mbps 이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다만 주말에는 관광객이 몰려 자리 잡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평일 오전 시간대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제주에서의 일상 루틴과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현실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서의 한 달 살기를 ‘휴식’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상당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제 하루 루틴은 오전 8시에 기상해 간단한 요가와 스트레칭을 하고, 9시부터 12시까지 숙소나 카페에서 본업(콘텐츠 제작 및 영상 편집) 업무를 수행하는 식이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보통 12시간 드라이브를 하며 새로운 장소를 탐색했고, 오후 4시부터 다시 숙소로 돌아와 23시간 정도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인터넷 환경은 대부분 만족스러웠습니다. 숙소에 설치된 인터넷은 300Mbps급 광랜이었고, 화상 회의나 대용량 파일 업로드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제주도의 많은 지역들이 이제는 디지털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노트북 한 대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생활이 늘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저녁 시간이 되면 조용한 마을 분위기와 어두운 거리들이 외로움을 배가시켰고, 이로 인해 하루 중 일과 휴식의 경계를 더 명확히 설정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때때로는 카페에서 만난 다른 워케이션족과 인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눈 것이 큰 위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는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곳은 아니지만,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이 조용히 머물고 있는 곳임은 분명했습니다.

 

제주 한 달 살기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추천 팁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삶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서 느꼈던 무의식적인 경쟁심이나 시간에 쫓기는 감각이 사라지고, 대신 스스로 하루를 설계하고 조절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자연환경도 놀라울 만큼 가까이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들리는 새소리, 창밖의 바람 소리,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오름의 풍경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 마음의 균형을 되찾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첫째는 교통의 불편함입니다. 렌터카 없이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시도하는 것은 사실상 비추천입니다. 대중교통은 노선이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도 길어 일상 이동에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둘째는 식사의 단조로움입니다. 외식 가능한 식당이 지역마다 편중돼 있어, 다양한 식사를 원한다면 직접 요리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날씨 변수입니다. 바람이 센 날이 많고, 비가 갑자기 오는 날도 많기 때문에 실외 중심의 일정은 유연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제주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몇 가지 팁을 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숙소는 되도록 조용한 외곽 지역의 장기 숙소를 추천합니다. 관광지 인근은 시끄럽고 가격도 높습니다.
  2. 렌터카는 현지 업체를 직접 전화 예약하면 훨씬 저렴합니다.
  3. 작업 루틴을 정해놓고 실행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행처럼 흐지부지 흘러갑니다.
  4. 음식은 직접 해 먹을 수 있도록 간단한 조리도구는 챙기세요.
  5. 장기 체류자용 커뮤니티나 워케이션 그룹이 있다면 한두 번쯤 참여해보세요.

제주도에서의 30일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삶의 방향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자연, 일정한 리듬 속에서의 업무, 그리고 나 자신과 마주하는 조용한 밤이 어우러져 디지털 노마드로서 가장 이상적인 환경 중 하나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불편함도 있었고, 계획처럼 되지 않은 날도 많았지만, 그 모든 경험이 더 나은 일상을 설계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만약 당신도 지금의 삶에 쉼표를 찍고 싶다면, 제주 한 달 살기는 단순한 로망이 아닌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루틴과 공간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제주도는 당신을 환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