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디지털 노마드 생활기: 월 100만 원 가능할까?
베트남 다낭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지털 노마드 도시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운 해변, 저렴한 물가, 따뜻한 날씨, 그리고 빠른 와이파이 환경까지 갖춘 이곳은 ‘월 100만 원’으로도 생활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자주 등장합니다. 본 글은 실제로 다낭에서 한 달 이상 체류하며 일하고 생활했던 디지털 노마드의 시선으로, 숙소, 식비, 교통비, 작업 환경, 현지 문화까지 전반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현실적인 예산이 가능한지를 평가합니다.
왜 다낭인가? 디지털 노마드들이 주목하는 도시의 매력
디지털 노마드의 도시 선택 기준은 다양합니다. 물가, 인터넷 환경, 기후, 치안, 외국인 커뮤니티, 비자 조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에 집중할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그런 기준을 놓고 보면 다낭은 의외로 거의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해안 도시로, 호치민이나 하노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생활 환경이 안정적이고 외국인을 위한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 중인 지역입니다. 특히 미케 비치(Mỹ Khê Beach)를 중심으로 한 해안 지역은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카페, 숙소, 식당, 공유 오피스 등이 집중되어 있어 디지털 노마드의 하루 루틴을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낭의 가장 큰 장점은 물가의 경쟁력입니다.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다낭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저렴하지만 괜찮은 삶’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동화(VND)의 환율이 한국 원화에 비해 유리하고, 생활비 전반이 낮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 1/3에서 1/2 수준의 비용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노마드와 리모트 워커를 겨냥한 공유 오피스, 영어 기반 서비스, 장기체류 숙소 등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어, 혼자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다낭에서의 하루 루틴 – 일하고, 걷고, 바다를 보다
실제 다낭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일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효율적이었습니다. 숙소는 미케 해변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1인 전용 원룸형 아파트로, 한 달 기준 약 250달러(한화 약 35만 원)에 임대했습니다. 에어컨, 와이파이, 주방, 전용 욕실이 구비된 구조였고, 한국식 오피스텔과 유사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침은 로컬 식당에서 포(쌀국수)를 2,000원~3,000원에 먹고, 간단한 커피를 테이크아웃한 후 숙소에서 오전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대부분 안정적이었으며, 공유기 품질이나 회선 상태는 숙소마다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없이 클라우드 기반 업무가 가능했습니다.
점심 이후에는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다낭에는 작업이 가능한 카페가 매우 많으며, ‘43 Factory Coffee Roaster’, ‘The Cups Coffee’, ‘The Espresso Station’ 등은 작업 친화적인 분위기와 빠른 와이파이, 콘센트를 모두 갖추고 있어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커피 가격은 2천~4천 원대로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품질은 매우 뛰어납니다.
업무가 끝난 후에는 해변 산책을 하거나 간단히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며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저녁은 한식당이나 베트남식 식당에서 외식하거나, 마트에서 재료를 사와 간단히 요리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도시 구조 덕분에 불필요한 이동이나 시간 낭비가 적었고, 하루의 에너지 소비가 효율적으로 조절됐습니다.
실제 한 달 생활비 분석 – 월 100만 원, 정말 가능할까?
디지털 노마드로 다낭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본 결과, 월 100만 원 예산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여행처럼 고급 리조트를 이용하거나, 고가의 음식만 즐기고, 매일 택시를 타고 다니는 생활을 한다면 예산은 급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자’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숙소는 앞서 언급한 대로 약 35만 원 선에서 구했고, 식비는 외식을 기준으로 하루 약 1만 원 안팎, 한 달 기준 30만 원 이하로 지출되었습니다. 특히 현지 식당은 저렴하면서도 양과 맛이 만족스러워 자주 찾게 되었고, 고급 레스토랑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한 끼에 2천원~4천 원 정도로 해결됩니다.
카페 이용 비용은 주 5회 기준으로 월 약 6만~7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커피 가격이 싸기 때문에 매일 작업 카페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데 부담이 없었고, 대부분의 카페는 노트북 작업이 허용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교통비는 오토바이 렌트가 일반적인데, 월 렌트 비용은 약 10만 원 전후이며, 연료비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 외에 유심카드(월 약 1만 원), 간단한 생필품, 세탁, 물 등의 비용을 포함해도 한 달 총 지출은 90만~100만 원 선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생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다낭이 디지털 노마드 도시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노마드로서의 현실, 그리고 베트남 문화와의 조화
다낭에서의 한 달은 단순한 ‘해외 체류’가 아니라, 진짜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은 꾸준히 진행되었고, 인터넷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었으며, 생활비는 한국보다 확연히 낮았습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는 점이 장기 체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문화적인 차이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베트남은 한국과 다르게 시간 개념이 느슨하며, 일부 서비스업에서는 고객 응대가 느리고,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간단한 베트남어 인사말이나 음식 이름 정도는 익혀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베트남은 낮에는 무더위가 심하고, 우기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날씨에 따른 일정 조정 능력이 요구됩니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며, 비가 오는 날엔 실내 작업 중심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 인프라는 국제병원이 있고, 약국도 잘 정비돼 있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는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습니다. 치안 역시 대체로 안전한 편이지만, 오토바이 절도나 소매치기 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기본적인 주의는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다낭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조용했던 지역들이 이제는 외국인 노마드들로 북적이고, 영어 간판, 글로벌 브랜드 카페, 공유 오피스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 잘 올라탄다면, 다낭은 단순한 체류지가 아니라,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 다낭은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도시로 매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입니다. 단순히 예산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환경, 개방적이고 유연한 도시 분위기, 안정적인 와이파이와 작업 공간, 적당한 자극과 충분한 평온함이라는 조화가 가능합니다.
월 100만 원이라는 예산으로도 스트레스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도시, 그 안에서 집중력 있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도시를 찾는다면, 다낭은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후보가 될 것입니다. 노마드로서의 다음 목적지를 고민 중이라면, 다낭에서의 한 달은 단지 ‘가능하다’가 아니라, ‘꼭 경험해볼 만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