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은 가능한가?

bbodeng2 2025. 7. 19. 19:01

디지털 노마드의 생활지는 이제 더 이상 몇몇 한정된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가 원격 근무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도시들이 새로운 ‘노마드 허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아직 대중적인 노마드 도시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카르타는 약 3천만 명에 달하는 수도권 인구, 성장 중인 스타트업 생태계,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전환 정책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교통 체증, 공기 질, 인프라 불균형과 같은 문제점도 함께 지니고 있어 디지털 노마드에게 이상적인 도시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자카르타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이 실제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4가지 핵심 요소 – 인터넷 인프라, 생활 비용, 코워킹 환경, 그리고 정서적·문화적 적응 가능성을 기준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기존에 발리와 치앙마이 같은 도시에 익숙한 디지털 노마드라면, 자카르타라는 선택지가 주는 새로운 장단점을 균형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

인터넷 인프라와 기술 환경 – 가능하지만, 준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노마드에게 가장 중요한 인프라 요소는 단연 인터넷의 속도와 안정성입니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환경을 보유한 도시이며, 일부 고급 주거지나 오피스 공간에서는 업로드/다운로드 모두 50Mbps 이상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카르타 전역에 걸쳐 균일한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저가형 숙소나 외곽 지역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속도가 현저히 느릴 수 있으며, 전력 공급도 간헐적으로 끊기는 경우가 있어 비즈니스 회의나 영상 작업을 자주 하는 노마드에게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카르타에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고려할 경우, 반드시 고급 코워킹스페이스나 워크 프렌들리한 레지던스를 중심으로 거점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GoWork, Greenhouse, UnionSPACE 같은 공간은 안정적인 와이파이, 프라이빗 회의실, 카페형 공간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장소는 월 정액제나 단기 패스를 통해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어 노마드에게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자카르타는 자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글로벌 SaaS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활발한 지역으로, 기술 기반 종사자에게 정보 교류의 기회도 넓은 편입니다. 단, 한국이나 싱가포르, 대만처럼 ICT 인프라가 완벽히 자동화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노트북 외장 배터리, 모바일 핫스팟, 번역 앱’ 정도는 필수 장비로 준비해야 실무에 차질이 없습니다.

 

생활비와 주거 환경 – 가성비는 우수하나, 지역 선택이 중요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동남아 도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저렴한 생활비입니다. 자카르타 역시 전체적으로 보자면, 월 100~120만 원 수준의 예산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는 지역 간 격차가 매우 큰 도시입니다. 고급 지역인 SCBD, 카멍(Kemang), 세나얀(Senayan) 같은 곳은 고급 아파트, 쇼핑몰, 외국인 친화적 시설이 밀집해 있지만,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반면 교통이 불편하거나 치안이 다소 불안한 외곽 지역은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지만, 디지털 노마드 생활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나 로컬 부동산 앱을 통해 월 단위로 렌트가 가능하며, 대부분의 아파트는 가구가 완비되어 있어 별도 준비 없이 입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과 전기, 수도가 개별적으로 별도 청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 전에 반드시 포함 항목과 추가 비용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식비 또한 매우 저렴한 편으로, 로컬 식당에서는 한 끼에 2,000~3,000원 수준으로 해결이 가능하며, 한식이나 외국 음식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마트에서 수입 식재료를 구매하거나 배달 중심의 생활을 할 경우, 전체 예산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어, 예산 조절 능력도 노마드의 중요한 역량이 됩니다.

 

코워킹스페이스와 디지털 커뮤니티 – 이제 막 형성되는 단계

자카르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코워킹스페이스 수가 급격히 증가한 도시입니다. 도시 중심가에는 대형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으며, 영어 기반의 네트워킹 이벤트, 스타트업 피치데이, 마스터클래스 등의 프로그램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발리나 치앙마이처럼 외국인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전용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닙니다.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다수의 노마드가 자카르타보다 발리나 욕야카르타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스타트업 종사자들과의 교류 기회나 인도네시아 로컬 테크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색다른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보 노마드라면 커뮤니티 정보가 다소 부족할 수 있으므로, 현지에서 운영되는 페이스북 그룹(예: “Digital Nomads Jakarta”, “Korean Freelancers in Indonesia”)에 미리 가입하여 질문을 남기거나 거주자들의 실제 후기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또한, 자카르타에는 일부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디지털 노마드 대상의 단기 멤버십 패키지나 생활+업무 통합형 레지던스(Coliving) 상품도 시범 운영 중이니, 장기 체류 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적응과 안전, 그리고 비자 문제 – 무시할 수 없는 현실

자카르타는 거대한 인구 밀집 도시로서, 장점만큼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 생활에 있어 정서적 적응과 안전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 체증은 세계 최악 수준이며, 대기 오염과 소음, 빈번한 차량 경적은 초기에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조용하고 효율적인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환경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도시입니다.

또한, 일부 지역은 치안이 불안하거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다소 배타적인 곳도 있으므로, 반드시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생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성 단독 체류자의 경우, 저녁 늦은 시간 외출은 자제하고, 교통수단으로는 Grab이나 Gojek 같은 앱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비자 문제 역시 디지털 노마드에게 중요한 항목입니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기준, 한국인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 대해 30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노마드 업무를 포함한 장기 체류를 위해서는 B211A(사회문화비자) 또는 이머징 디지털 노마드 비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아직까지는 발리를 중심으로 디지털 노마드 비자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자카르타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카르타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완벽한 도시는 아니지만, 도전과 가능성을 품은 도시임은 분명합니다. 전략적으로 지역을 선택하고,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한다면,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 속 새로운 노마드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도시들과 달리 보다 정교한 준비와 환경 적응이 필요한 도시입니다. 고속 인터넷과 코워킹 인프라, 합리적인 생활비, 점차 성장 중인 스타트업 생태계까지는 확실한 강점이지만, 정서적 피로와 교통 및 안전 문제, 제한된 커뮤니티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고자 하는 프리랜서, 동남아 IT 생태계에 발을 들이고 싶은 개발자,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자카르타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도시의 가치는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당신이 준비되어 있다면, 자카르타는 문을 열어줄 것입니다.